1907년 백성들은 나라가 진 빚을 갚겠다며 담배 값을 아끼고 매 끼니마다 쌀을 아껴 성금을 냈고 끼고 있던 은가락지, 금가락지도 서슴없이 쾌척했다. 일부 토호세력과 재력 있는 권세가들이 의시되며 만드는 모금이 아닌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이 자진해서 뜻을 모아 십시일반으로 참여 했던 운동이었다. 이렇게 전국 곳곳에서 백성의 애국심을 보여준 마음의 흔적인 국채보상운동의 기록이 발견되었다. 각 지방별로 모금방법도 다양하게 진행되었던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편지와 조직체 규약 등 1만개가 넘는 문서가 발견되어 국채보상운동의 보다 상세한 모습을 밝혀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민족의 식민화가 본격적인 시작된 해인 1907년은 일본이 고의적인 전략을 펼치며 우리 경제를 파국으로 치닫게 하기위한 경제적 식민화의 하나의 방법으로 일본의 차관을 도입하게 하였고 이 차관을 빌미로 일본은 경찰기구를 확대하고 침략을 위한 기반을 다지게 한 초석이 된 시점이었다.

일제통감부는 자신들의 시설을 확대하려고 갖은 명목을 내세워 당시 대한제국의 1년 예산에 달하는 차관을 들여오게 하였다. 이에 대한제국으로선 갚을 수 없는 빚이 되자 지켜보던 백성들이 국권의 흔들림을 관망할 수 없다는 결의에 나라를 지키고자 나라가 진 빚을 우리가 갚자며 돈이 될 만한 자신의 소중한 재산이 되는 물건들을 모으고 팔아가며 뜨거운 애국심을 보였다.

하지만 일제의 간혹한 그것들이 작정하고 시도했던 식민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만무하였고 결국 그들의 또 다른 방해전략으로 국채보상 기성회 간사에게 보상금 횡령의 누명을 씌워 국채보상운동에 압력을 행사하여 뜻을 이루지 못하게 하였다. 위태로운 나라를 구하겠다는 국민들의 성원은 야비한 일본의 전략을 당해내지 못했다. 비록 구명운동은 실패로 끝났지만 백성들이 구국의지가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하고 명명백백한 애국운동으로 타민족의 귀감이 되는 일이다.

10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우리나라는 외채를 가지고 있고 1907년 당시보다 눈부시게 발전된 상황에서도 그때보다 더 많은 빛을 거지고 있으니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에 온 국민이 그 때처럼 빚을 갚자고 한데 뭉치는 행동으로 애국심이 발휘되는 일은 없겠지만 점점 늘어나는 나라 부채로 자신의 소중한 자산가치가 혹여 떨어질까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나라가 자력으로 개혁과 진화로 성장은 했지만 그 요인에 빚을 깔고 시작했던 지라 군사적 힘에 의한 외채가 아닌 성장 동력의 이유로 늘어난 빚이기 때문에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 지체할 시간도 없다.

이처럼 대한제국이 무너지고 새로운 헌정이 들어서면서 더 잘사는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곳간에 있는 국채를 헐값에 팔아가며 예산을 억지로 늘려대고 외국자본을 비싼 이자로 매입하여 부채도 커지게 만들었다. 정부는 한정적인 조세수입으로는 새 정권을 만들어 부국강병을 만들기가 어려웠던 것이었고 나날이 빌려대고 헐가에 팔아대니 어렵게 만든 돈이 남을 리가 없고 되려 빚만 더욱 늘어나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있다.

하다못해 중앙정부는 그렇다 치고 지자체마저 지역구민의 편의시설과 복리를 위함도 다른 국가를 상대로 경쟁적인 발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도 아닌 다른 지자체보다 있어 보이려는 욕심에 단체장이 전시행정을 경쟁적으로 뛰어들어 시설유치와 축제유치에 점점 더 큰 건축물들을 들어서게 하고 첨단 시설의 인프라를 구축하느라 엄청난 지출을 하고 있어 나라지출을 더욱 증가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즉 외부에 의한 빚이 아닌 자체 내에 고위관료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재정행보로 예산을 좀먹게 된 것이다. 설령 관할 주민의 편의시설과 복지시설 증가를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지출로 안정성 있는 예산 편성과 지출인지 몇 번이고 되새기며 검증과 분석을 통해 주민에게 알리고 예산편성을 공시하고 알려 투명하게 사용처를 알리고 할 수 있다면 기대효과도 전달해야할 관리들이 사업운영과 관리를 암암리에 움직이고 지하경제를 끌어당기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사업이 가당치도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알리지도 못하고 알아서도 안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제의 만행을 중앙정부와 입법기간과 지자체 고위관료들이 저지르고 있으니 또 다른 경제적 식민화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불안한 것은 이런 경제적 식민화는 매우 합법적이고 안정적이라 독립운동처럼 명분이 될 수가 없어 그 빚과 이자는 고스란히 갚아야하므로 주민들도 돕기는커녕 원성만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의 나라를 위한 안정적인 예산편성으로 사업성을 검증하고 최소한 지출을 고려하는 것이 아닌 재력이 있어 보이고 취임한 관료들의 탁월한 능력으로 외관상 발전된 도시로 거듭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지차제의 재력은 생각지도 않고 전시행정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돈은 곳간에서 대놓고 빠지고 있다.

지금은 총칼로 정복활동을 하는 시대가 아닌 금전적인 전략으로 다른 국가를 조정 관리하는 시대이다. 그런데 그로인한 사실을 잘 아는 정부와 지자체가 행정과 재정은 고려치 않고 거대프로젝트만 활용하고 있으니 정부와 지자체는 사채를 끌어당기고 또 갚기에 급급하고 있다. 사실 돈이라는 무기는 과거든 현재든 중요한 정복수단이자 가장 무시무시한 무기이다.

차관을 빌미로 대한제국에 경제적 정치적 예속을 강요하는 예는 더 이상 볼 수가 없을 줄 알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많은 매입과 도입으로 빛은 눈덩어리처럼 불어나고 그때의 선조들의 노고가 후손들의 어리석음과 탐욕으로 한순간에 무너지고 있다.

자그마치 100년 전 나라를 외채에서 구하기 위해 온 백성들이 하나로 뭉치려고 한 것이 지금은 국민들도 외면하고 있다. 뜨거웠던 애국심이 지금은 변절된 것이 아니라 나라가 국민의 변절과 변심을 하도록 원인제공을 하고 있다. 100년 전 우리가 갈망했던 마음이 지금은 일어날 수가 없고 이런 것이 아니었기에 선조들은 땅을 치고 통탄할 일이다. 속속히 발견되고 있는 그때의 사료들이 우리를 점점 부끄럽게 만들고 빈약하고 어려웠지만 마음과 정신만은 뜨거웠던 우리의 겨레와 만족의 자부심은 지금 우리가 망치고 있다. 국채보상운동으로 겨레를 다지었던 그때의 백성 그리고 관료들이 지금 시급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김용훈 논설위원(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